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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시끄럽고 빨리 가라.

by 서호네 집 2024. 12. 19.

안수집사님이 수도원에 한번 오시라 해서 가봤더니 눈의 무게에 부러진 소나무들이 심난하다. 

부러진 소나무들을 정리하시는 안수집사님을 위로해 드리고 저녁을 사드렸다.

추운 12월, 강원도 산속에 있는 수도원에 내려드리고 돌아서려니

아버지를 산속에 혼자 놔두고 돌아가는 비정한 아들 같아서 참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11년을 살았던 양덕원에 들렸다.

수도원에서 30분 거리 밤이 늦고 피곤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운전대를 돌렸다.

서호의 어린 시절이 있는 곳

곳곳에 아름다운 추억이 남아 있는 곳

태신빌라 4층 이제는 남의 집인데 현관앞에 서 있으니 번호키를 누르고 싶어졌다.

마치 어제 일을 보고 오늘 집에 오는 것 처럼 말이다. 

아... 전선례 권사님... 항상 계시던 분이 이제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장미꽃을 좋아하시던 분이셨는데 천국에서 환한 장미꽃과 함께 계시리라. 

1년 만에 본 봉구 이놈은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눈 동그랗게 뜨고 큰 소리로 짖기만 한다. 

"나는 언제 이곳을 떠날까?" 수 없이 기도하고 한숨을 쉬던 곳인데

막상 그곳을 떠나 1년이 지난 지금 그곳에 가니 눈물이 흐른다. 

돌아오는 길 가기 싫다 말하지만 운전은 서울로 향하고 있다. 

살아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인생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뜻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 

"하나님 저 여기에서 다시 살면 안될까요?"

주님께서 포근하고 따뜻한 음성으로 큰 위로의 말씀을 주신다.

"시끄럽고 빨리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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