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하면서 특별히 군인교회를 섬기면서도 죽기보다 싫었던 것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부족하면 내가 벌어서 채우면 되지"
"도움이 필요하면 하나님께 기도하면 되지"
"없으면 없는데로"
"안에서 해결해 볼 수 있을 때 까지 해 보자"
이런 생각과 마음으로 차라리 내 호주머니를 털면 털었지 그렇게 후원을 부탁한 적이 없다. 그런데 가끔씩 그 한계에 이를 때가 있다.
20여명 새벽예배에 나오는 용사들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 컵라면을 줬는데 50명이 넘는 용사들이 나오니 재정이 부담되 더이상 컵라면을 줄 수 없게 됐다.
"새벽예배 끝나고 컵라면 먹는 맛으로 교회에 왔는데..." 라며 실망하는 한 용사의 소리에 그동안의 목회철학이건 자존심이건 다 무너졌다.
마음은 불편하고 원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번 후원편지라도 써보자는 마음으로 고민과 고민과 또 고민과 아내에게 확인까지 하면서 후원편지를 썼다.
가정의 남편으로서 한 교회의 목사로서 가족과 성도들에게 필요한 것을 부족함없이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능력이 부족하다.
여전히 컵라면 하나 제대로 못 주지만, 따뜻한 국물은 없을지라도
내 마음을 다해 성도 한명 한명을 위해 기도한다.
컵라면 하나에 목회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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